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 장기화…조합·시공단 갈등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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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가까워지는데도 해법 못 찾아…더 길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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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가 중단된 지 거의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간의 갈등은 좀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히며 계속 평행선을 달리는 양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단은 전날 둔촌주공 일부 조합원으로 구성된 '정상화 위원회'와 만나 "조합 집행부와 자문위원단은 완전히 신뢰를 상실했다"며 "공사 재개 등 어떤 협의도 진행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시공사 4개사 경영진과 현장소장들의 합의 사항으로 확고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된 지 한 달이 가까워지는 시점에도 현 조합 집행부가 조합원들에게 관련된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는 지난달 15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이미 절반 이상 진행된 대단지의 재건축 공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이다.

조합은 공사 중단이 10일 이상 이어지면 별도 총회를 열어 계약 해지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시의 중재 방안을 지켜본 뒤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와 시공단 면담.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 측 제공]


서울시는 공사 중단 이전에 강동구청과 함께 약 10차례에 걸쳐 양측 간 중재를 시도했으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공사 중단 이후에도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단이 공사 재개의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의 최종 중재 방안을 끝까지 지켜본 뒤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과 시공단 간 갈등의 근본 원인은 2020년 6월 시공단과 전임 조합 집행부가 체결한 5600억원가량의 공사비 증액 계약에 있다.

둔촌주공 전(前) 조합장은 시공단과 설계 변경 등의 이유로 공사비를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늘리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새 조합 집행부는 당시 조합장이 해임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시공단과 이전 조합이 맺은 계약은 법적·절차적으로 문제가 많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공단은 당시 공사 계약 변경이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5천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공정률은 52%에 달한다.

한편 서울시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태를 계기로 신탁 방식의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조합원 보호 차원에서 관련 제도의 표준계약서 도입을 최근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2016년에 도입된 신탁방식 재건축은 75% 이상의 주민 동의율로 부동산 신탁사를 재건축 사업시행자로 지정할 경우 조합 없이 신탁사가 업무를 위탁받아 비용 조달부터 분양까지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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