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분양받으려 2년 더 전세 산다"…요즘 뜨는 중소형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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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서비스 면적 많은 4베이 판상형에 수요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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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락같이 오른 전셋값을 견디다 못해 내 집 마련에 나서기로 한 결혼 5년차 직장인 박모(37·경북 경주 거주)씨.

그는 아내와 함께 도심의 기존 아파트와 신규 분양 아파트를 놓고 고민하다 결국 구도심 외곽 신도시에서 공급 중인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 받기로 결심했다. 

입주할 때까지는 2년 정도 더 전세살이를 해야 하지만 최근 나오고 있는 중소형 새 아파트의 ‘내부 공간’만 놓고 보면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 

박씨는 "최근 건축 설계기술의 발달로 신규 분양 아파트 59㎡(전용면적 기준)와 기존 구축 아파트 59㎡는 내부 공간 차이가 마치 중대형과 중소형 같아졌다"면서 “실제 사용 면적은 중대형 못지 않지만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중소형 새 아파트를 분양 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제성ㆍ실용성 뛰어난 중소형 '불티'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 박씨 부부처럼 실용성과 경제성을  강화한 중소형 새 아파트를 찾는  똑똑한 실속파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과거 주택시장에서 입지여건과 개발호재가 아파트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지만 요즘에는 같은 단지, 같은 크기의 아파트라도 실용성과 경제성에 따라 선호도가 많이 갈린다.

똑똑해진 수요자들이 투자가치와 함께 실용적인 구조를 갖춘 아파트를 많이 찾는 데 따른 현상이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건설회사들도 이런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에 맞춰 ‘판상형’, ‘4베이’, '서비스 공간' 등과 같은 공간 활용성과 경제성을 높인 실용 평면의 중소형 아파트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건설회사들이 아파트 평면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 업체들이 주력하는 평면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 전용면적 59㎡ 평면에도 4베이 구조 설계가 적용된 대창기업의 KTX신경주역 더 메트로 줌파크 평면도.


지금까지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V’자형이나 ‘T’자형 등과 같은 이색 평면 개발에 주력했다면 최근엔 사각형을 기본으로 '베이'(bay·아파트 전면의 기둥과 기둥 사이) 수를 늘리거나 서비스 면적을 확대하는 등 공간의 실용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채롭고 이색적인 평면 개발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실수요자를 겨냥해 ‘똑같은 크기의 아파트를 얼마나 더 넓게,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짓느냐'에 초점을 맞춰 평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소형 평면의 변신이다. 과거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전면에 방 1,2개와 거실을 배치하는(2베이 혹은 3베이) 수준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4~5베이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2베이 구조가 주를 이뤘던 전용 59㎡에도 4베이(전면에 ‘방+방+거실+방’ 배치)가 적용되는 등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평면이 많이 나온다.

시장 반응은 뜨겁다. GS건설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이천에서 분양한 이천자이 더 파크 전용 59㎡A(4베이 평면 적용)는 1순위에서 32.1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이보다 앞서 지난해 6월 청약을 받은 동양건설산업의 충북 청주 오송역 파라곤 센트럴시티 전용 59㎡C(3베이 평면 적용)는  4.14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한때 ‘성냥갑 아파트'라고 불리며 소비자들의 기피 대상이 됐던 판상형 구조의 중소형 아파트도 인기다. 판상형 아파트는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구조에 주로 적용되던 '타워형(탑상형)' 인기에 밀려 거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건물 모양이 ‘+’자형이나 ‘Y’자형으로 다양하고 내부 설계가 독특한 타워형과는 달리, 건물 외부와 내부가 획일적인 성냥갑처럼 볼품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내부 공간이 '一'자형이나 ‘□'자형태로, 통풍이 잘되고 집이 넓어 보인다는 장점 때문에 판상형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비해 타워형은 내부 공간 형태가 복잡하다 보니 통풍과 환기, 온도와 습도 조절이 어렵다는 이유로 관심이 점차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 KTX신경주역 더 메트로 줌파크 전용 59㎡ 평면.


팬트리 등 서비스 면적 많은 중소형도 인기



알파룸과 베타룸, 팬트리 등 서비스 공간을 늘린 중소형 아파트도 인기다. 알파룸과 베타룸은 내부 자투리 공간으로 보통 방과 방, 거실과 방, 주방과 거실 사이에 배치돼 공간 활용도를 높인 서비스 공간이다.

팬트리는 주로 주방옆에 배치해 식료품이나 주방집기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을 말한다.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이처럼 자투리 활용 공간을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하는 4베이 판상형 구조의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청약 경쟁률은 물론 가격 상승폭도 일반 아파트를 앞선다. 

이 때문에 타워형만 짓거나 판상형과 타워형을 적절히 섞어 짓던 건설업체들도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다양한 수납공간을 제공하는 4베이 판상형 구조의 중소형 아파트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대창기업이 최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선 경북 경주시 'KTX신경주역 더 메트로 줌파크'도 59㎡ 타입 전 가구와 84㎡A 타입에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아파트는 신경주역 주변 53만3834㎡의 역세권 부지에 조성되고 있는  KTX신경주역세권 신도시 B1블록에 들어서는 단지로 전체 전용면적 59·84㎡ 549가구 규모다. 

KTX신경주역 더 메트로 줌파크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59㎡ 타입 전 가구와 84㎡ 타입 일부 가구를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했다. 

KTX신경주역 더 메트로 줌파크 분양 관계자는 “특히 59㎡에도 4베이 구조를 적용함으로써 중형 못지 않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중소형이지만 4베이인 데다 팬트리까지 갖춰 공간 활용도가 높고 실용적이어서 견본주택을 찾은 주택 수요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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