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공급했다"더니 서울 20만가구 부족…주택수급 8년 전으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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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주택보급률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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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수급 사정이 8년 전으로 추락했다. 대표적인 수급 지표인 주택보급률(일반가구수 대비 주택수 비율)이 서울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뒷걸음질쳤다.

정부가 집값 급등 원인으로 유동성, 투기 수요 등을 지목했지만 근본적으로 수급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전국 주택보급률 첫 하락


 
국토부가 2일 공개한 2021년 초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이 103.6%로 나타났다. 2020년 104.8%까지 오르다 처음으로 내리며 다시 2018년(103.3%) 수준으로 하락했다. 주택보급률 하락은 수도권과 서울에서 더 심각하다. 수도권이 2020년(99.2%) 100%에 육박했다가 지난해 98%였다.

지난해 서울이 94.9%다. 9년 전인 2013년(94.8%) 수준이다. 서울은 현 정부 동안 내림세다. 2017년 초 96.3%로 정점을 찍은 뒤 2020년 96%로 내려간 데 이어 다시 95% 아래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초 기준으로 집이 필요한 서울 가구수가 398만2290가구이고 주택수가 377만8407가구로 주택수가 20여만가구 모자란다. 다가구주택 수를 가구별로 구분해 통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이 부족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주 단위인 가구수 대비 주택수가 적다는 것은 기본적인 주택 수급도 충족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여기다 유동성 증가와 투기 등 가수요가 가세하면 집값 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지난해 초까지 4년간 집값 상승률이 전국 14.1%, 수도권 24.6%, 서울 39.1%다. 주택보급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2020년 3만가구 부족



그런데 현 정부 들어 주택수가 적지 않게 늘었다. 2017년 이후 2020년까지 서울 주택 준공물량이 연평균 8만가구로 2011~2016년 연평균(7만4000가구)보다 8%가량 더 많다. 같은 기간 아파트는 3만2000여가구에서 4만4000가구로 36% 늘었다.

주택보급률 하락과 주택 부족은 늘어난 공급보다 집이 필요한 수요가 더 많기 때문이다. 4년간 32만가구나 지어졌는데도 재건축 등에 따른 멸실과 일반가구수 증가로 필요한 주택이 34만5000가구였다.

주택 공급 부족에 일반가구수 급증이 한몫했다. 한해 2만5000~3만가구 늘다가 2019년 이후 2배 넘게 늘었다. 2019년 5만6000여가구, 2020년 8만5000여가구 증가했다. 일반가구수 증가의 원인으로 현 정부의 세대 기준 세제 등 규제 강화 등이 꼽힌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주택 공급량을 역대 최대 규모라고 했는데 공급량만 보고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20년 서울 외지 수요 4만5000가구


 
2021년 지난해를 지나면서 주택 수급 사정이 나아졌을까. 올해 초 기준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본지가 추정한 결과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증가세가 다소 꺾인 일반가구수 증가와 멸실 주택수가 8만가구 정도로 2020년보다 줄지만 주택 준공 물량이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코로나에 따른 유동성 증가를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이 오른 집값에 2019년 이후 누적된 준공 물량 부족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적정한 서울 주택공급을 따질 때 주택보급률로 알 수 없는 외지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서울 이외에서 매수한 서울 주택이 연간 3만가구 이상이다. 2020년엔 4만5000가구나 달했다. 지난해에도 3만5000가구 정도였다.

권대중 교수는 “서울 주택시장이 만성적인 초과수요 시장”이라며 “주택보급률을 끌어올리고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공급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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