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9개월, 서울 전세 줄고 월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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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반전세 5.7%↑…“새 아파트 공급 늘어야 풀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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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말 임대차 2법(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시행한 뒤 서울에서 전세 비중은 작아지고 월세 비중은 커졌다. 새로 입주할 수 있는 전세 물량이 줄고 일부 집주인들은 4년 치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려받으려고 하면서 전셋값은 크게 올랐다.

전셋값 급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은 반전세(전세+월세)나 월세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5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간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2만1180건이었다. 이 중 월세(반전세 포함) 거래는 4만1344건으로 전체의 34.1%를 차지했다.

임대차 2법을 시행하기 직전 9개월(2019년 11월~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5.7%포인트 커졌다. 같은 기간 전세 비중은 71.6%에서 65.9%로 작아졌다.

 


월세 비중은 서울의 거의 전 지역에서 고르게 확대했다. 서울 강남구의 월세 비중은 지난해 6월 29.9%였다가 지난해 11월에는 46.6%까지 커졌다. 올해 들어선 3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구로구의 월세 비중도 지난해 6월 23%였다가 지난해 11월 52.2%로 치솟았다. 최근에는 30%대 후반이다.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전용면적 84㎡)에선 임대 보증금 1억원을 기준으로 지난해 7월 250만원(22층)이었던 월세가 지난 1월 350만원(27층)까지 올랐다. 2018년 12월 준공한 헬리오시티는 지난해 입주 2년째를 맞아 전·월세 임대료가 급등한 곳이다.

통상 새 아파트 단지는 입주 초기에 전·월세 공급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낮아졌다가 2년 뒤 재계약 시점에는 주변 시세에 맞춰 임대료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관악구 봉천동의 관악 푸르지오는 지난해 7월 보증금 1억원 기준 월세 120만원(22층)에서 지난 2월 160만원(12층)으로 올랐다.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2+2년)을 행사한 집과 신규 세입자가 들어간 집의 임대료 차이는 현저하게 벌어졌다. 기존 계약을 2년 연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집에선 전·월세 상한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집에선 집주인이 5% 넘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할 수 없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서초구에서 신규 계약한 전세 아파트의 평균 임대 보증금은 9억4236만원이었다. 반면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한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7억9661만원이었다. 평균 1억4575만원의 차이가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자이(전용 84㎡)에선 지난 3월 전셋값이 최저 11억5500만원(13층)부터 최고 17억원(17층)까지 벌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54% 올랐다. 지난 3월(0.7%)과 비교하면 전셋값 상승 폭은 축소했다. 임대차 2법 시행 직후와 비교하면 전세 매물은 증가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5일 기준 2만2766건이었다. 6개월 전(1만7173건)보다 32.5% 늘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더 못 오르고 멈춰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니 거래가 잘 안 돼 물량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아파트 공급이 늘지 않는 한 전·월세 시장 불안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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