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건축주의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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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건축시장의 근원적 문제, 불신과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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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십여 년간의 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뉴스나 언론을 접하고 놀랐던 점이 있었다. 뉴스의 마무리에 많은 시민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리가 자주 나오는 것이었다.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는다는 것이 뉴스의 맺음말이 될 정도로 언제는 우리가 그렇게 쾌적한 사회에 살았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불편함만을 유독 강조할 수 있을 만큼 더 크고 많은 사회적인 문제와 갈등들은 이제 해결이 다 되었나 하는 의문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사고가 터져 길이 막히면 시민들이 불편하고, 정전이 되면 불편하고, 시위가 벌어져 교통이 통제돼도 불편하고, 파업을 해서 공공서비스가 중단되면 또 불편하고…. 물론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잘한 일이라 할 수는 없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들이 많고 시위나 파업처럼 법으로 보장된 일들도 많다. 사고들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고, 시위나 파업 같은 경우는 원래 사회적인 불편함이 발생하는 것을 감수하고 하는 행동이고 그 자체가 합법이다.
 
애초에 많은 인구가 좁은 도시에 모여 사는 행위 자체가 서로 서로 불편함을 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래도 도시가 주는 이점이 더 크기에 도시에 모여 사는 것이고, 그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언젠가부터 자신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 행동, 행위에 대하여 지나치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때로는 처벌해야 할 범법행위처럼 여기는 듯해서 우려스럽다.
 
예비 건축주들을 위한 글을 쓰면서 난데없이 불편함에 대한 과민반응을 언급하는 이유는 건축주들이 힘들어하는 원인 중 큰 부분이 건축주들을 포함한 사회구성원들이 지나치게 신경질적이고 서로 신뢰하지 않으며, 조그만 불편함에도 과민 반응을 하는 것에 기인한다는 점을 건축 현장 전반에서 일하며 항상 느끼기 때문이다.
 
예비 건축주들이 사기에 가까운 계약을 맺게 되고 건축이 진행되는 전 과정에서 전전긍긍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일도 건축주 자신의 욕심, 주변인에 대한 불신, 작은 손해 작은 불편함에 대한 과도한 신경질적 반응 등 건축주에게도 틀림없이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건축주들이 여유로운 심리상태를 가지고 편안하게 자신의 집, 건물을 건축할 수 있도록 세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건축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금물

 
각종 세금, 인입 비용, 민원처리 비용 등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않고 일을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부족한 예산으로 좋은 건축물을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걸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힘들어지는 것이고, 이를 역이용하는 일부 몰지각한 건축업체들에게 당하게 되는 것이다.

예산이 부족할 때는 건축주들이 선택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본인이 직접 살 주택이면 공사 규모를 줄여야 하고, 임대용 건물이면 규모는 유지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모든 공정, 모든 자재를 다시 계획해서 비용을 줄여야 한다.
 
또 하나는 공간이나 시설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헬스클럽에 가서 몇 시간씩 운동하는 사람들이 주방과 거실이 몇 미터만 떨어져도 못 견디고, 단독주택 같은 경우 한 층 올라가기 싫어 공간 전체가 이상하게 설계되는 경우가 있다. 터무니없이 큰 세탁기, 냉장고, TV 등 가전제품에 대한 욕심 역시 정작 쓸 공간을 좁아지게 하는 원인이다.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느라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에 건축주들은 더 힘들어진다.
 
이와 관련해서 실제 사례를 공유하겠다. 인천에서 단독주택을 건축한 건축주 B씨는 예산은 부족하지만 도시에서 벗어난 소박한 생활을 꿈꾸며 설계, 시공 계약을 맺었다. 처음의 생각은 저렴한 자재들을 사용하고 가전제품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자연친화적인 삶을 꿈꾸었으나, 마감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조금 더 좋은 자재, 조금 더 큰 가전제품, 좋은 조명, 좋은 세면기, 스페인 타일 등을 시공사에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공사를 중지시켰다. 그렇게 스스로 괴로움 속에 시간과 돈은 더 들게 되고 간신히 공사를 마치고 입주하였으나, 본인의 계약대로 완성된 집에서 불만에 가득 찬 생활을 하고 있다.
 

▲ 건축 프로젝트를 최대한 수월하게 진행하려면, 먼저 건축주가 알아야 할 세 가지를 잊으면 안 된다.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둘째, 전문가를 신뢰하면 좋은 건축물로 보답 받아

 
아무 전문가나 건축회사를 신뢰하라는 것은 아니다. 설계, 시공, 감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업체들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일단 계약을 했으면 서로 신뢰하면서 건축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업체들의 번드르르한 말들은 무조건 믿지 말고, 직접 그 건축회사를 방문하여 담당자와 만나 건축주 스스로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시공사를 선정할 때 여러 곳에서 견적서를 받아 비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도 부질없는 행동이다. 역시 직접 방문하여 신뢰할 수 있는 시공회사를 찾아야 한다.

건축 전문가나 회사를 선정하고 실제로 건축이 진행되면, 가능하면 그 사람들을 신뢰해야 한다. 그들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를 믿어주는 건축주들에게는 더 잘하려고 하기 마련이고, 건축주가 사사건건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모든 의욕이 떨어져 버린다. 어차피 중소규모 건축에서 나올 수 있는 이익이라는 것은 크지 않다. 제대로 된 업체들이라면 이익을 늘리기 위해 건축주를 속이거나 할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좋은 건축물을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

이와 관련된 사례도 있다. 경기도 가평에서 단독주택을 건축하던 건축주 L씨는 주택 시공 중간쯤부터 한 블로그를 보며 시공업체에 대한 불신을 키워나갔다. 문제의 블로거는 몇 채의 목조주택을 시공한 경험이 있는 목수 출신으로 주로 다른 시공 회사 현장들의 하자 사진을 올리며 비판하고 자신의 경험을 추켜세우는 전형적인 건축 무뢰한이었다. 결국 정상적으로 잘 하고 있던 시공업체를 변경한 건축주는 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 지연과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게다가 새로 공사를 맡은 시공사는 남은 공사에 대해 두 배 이상의 비용을 요구했으며, 공사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건축주는 일 년이 지난 지금도 해당 시공사와 여전히 분쟁 중이다.
 

셋째, 건축에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마음의 준비 필요

 
설계부터 사용승인까지 전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로 지연과 예산초과가 발생할 수 있다. 그때마다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건축을 진행하다 보면 왜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아프리카의 가봉과 비슷한 평가를 받는지 실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가권자의 과도한 규제, 정부의 권한을 위임 받은 수많은 협회의 기가 막힌 행태, 각 단계마다 관례가 되어 버린 커미션, 주변 이웃들의 돈을 노린 억지 민원들…. 이 나라에 제대로 된 부분이 있기는 할까라는 의문을 가지며 좌절할 만큼 힘든 상황이지만, 미리 예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면 훨씬 편하게 건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서 분양용 다세대 주택을 신축 중인 S씨는 건축을 진행하면서 한국 사회를 다시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설계 시작부터 해당 관청에서 건축법에도 없는 구청 내규를 근거로 다락을 사람이 서있지도 못할 높이로 제한하여 예상 분양 수익이 많이 줄어들었다. 또 공사는 시작도 안 했는데 사람들이 자꾸 돌아다닌 다는 이유만으로 민원을 넣는 이웃들과, 공사가 시끄럽다고 하루도 빼먹지 않고 민원을 넣다 결국 자기 계좌번호를 문자로 보내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더 기가 막힌 일은 시공사 현장 교육을 담당한 관련 협회의 행태였다. 현장에 나와 교육은 하는 둥 마는 둥 하다가 한 유명 상조 서비스 회사와 계약을 강요하는 걸 보고 분노했다. 다른 협회에서는 보험은 물론이고 심한 곳은 약이나 건강식품도 강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사회에 대해 체념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중소형 건축 시장의 건축주들이 겪는 여러 안 좋은 상황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조언을 드렸다. 중소형 건축 시장에는 많은 변수와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건축주 자신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위 세 가지 사항을 잊지 않는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성공적인 건축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예비 건축주들의 건투를 빈다.
<본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최재관
- 설계
- 이도 종합건설 주식회사 소장
- 홍익대 건축공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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