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24층 빌딩을 짓는다…오스트리아 HOHO빌딩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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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비엔나 건축시장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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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가지고 건축하는 목조건축 기술은 어디 까지 왔을까? 대부분의 일반인 이라면 ‘나무로 집을 지어봐야 기껐해야 2층 정도 아니겠어!’ 라고 할지 모르지만, 현재 세계 건축시장은 목조빌딩의  높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고층 목재빌딩을 앞다투어 짓는 이유는 뭘까? 이는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목재는 자연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건축자재이기 때문이다. 즉, 목조주택을 많이 지으면 지을수록 지구의 온난화 방지에 한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듈러·프리패브 건축물 포럼 열려



또 다른 의문이 든다. 나무를 벌목하여 집을 지으면 환경파괴가 아닐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이다. 나무는 벌목을 하고 조림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지속 가능한 건축소재이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시멘트는 재생산이 되지 않는다. 또한 목재는 재생산을 통하여 자연환경을 지켜내고 탄소를 흡수하여 공기를 정화하는 능력을 키운다.

나무로 짓는 목조빌딩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점점 커져가는 때에 주한오스트리아 대사관 무역대표부로부터 초청을 받아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물론 개인 자격이라기 보다는 (사)한국목조건축협회(회장 강대경) 임원의 자격으로 참가를 하게 됐다.

오스트리아 연방 상공회의소(WKO) 에서 열린 포럼 (THE FUTURE OF BUILDING 2019)은 스마트 시티, 에너지효율건축물, 오스트리아의 혁신 분야와 모듈러·프리패브 건축물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포럼을 개최했으며, 아시아시장에 대한 패널 토론도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의 심국보 박사가 패널로 참여해 한국의 전통 목조건물을 소개했다. 심 박사는 "한국은 오랫동안 목조주택과 친밀하게 생활을 해왔다. 최근에는 목조건축이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높이제한과 차음규정등으로 발전이 더디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2층에 마련된 건축관련 오스트리아 산업 홍보관 에서는 관련기업과 관심 있는 제품에 대한 즉석미팅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오스트리아 산업 홍보관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일반인을 위한 전시회가 아닌 철저히 기업과 기업 간 거래(B to B) 시장이다,

하지만 국내참가자들이 가장 흥미롭고 관심을 가지는 프로젝트는 나무로 지은 고층빌딩이었다. 국내에서는 얼마 전 경북 영주에 건축한 5층짜리 ‘한그린목조관’(19.2m)이 가장 높은 건물인지라, 24층으로 짓는 84m의 목조건물을 직접 본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경우 5층 건물이 최 고층 인데….

외국에서 흔하게 보이는 6층짜리 목 구조 아파트도 없는 상황에서 24층짜리 목조건물을 직접 확인하는 일은 목조건축관련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흥분이 되는 일이다.

규제 때문에 한국에선 시도조차 어려워

 

HOHO빌딩이 위치한 곳은 신도시(Aspern)로 계획된 지역안에 seeparkquartier계획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도시는 미래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건물로 이루어진다. 특이한 점은 신도시 임에도 불구하고 도로가 좁고 주차공간이 비교적 적게 계획되었다는 것이었다. 즉, 차량의 진입과 통행을 줄이고 자전거과 도보로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세웠다는 것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컸다.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여 친환경도시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족적이고 이동거리를 최소화하여 차량을 줄이고, 이를 통하여 지속 가능한 친환경 도시를 만드는 발상의 전환을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신도시와 비교했을 때 그리 크지 않은 프로젝트 임에도 오랜 기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개발을 한다는 것이다. 약30년에 걸쳐서 완성을 한다고 하니, 국내의 개발 속도와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 건설이 한창인 hoho빌딩.Aspern 개발계획지구의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근린상가부터 건강,웰빙센타,비즈니스오피스,호텔,아파트먼트등 복합건물이다.


HOHO빌딩은 Aspern에서 1차적으로 개발되는 구역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전철역과도 인접하여 접근성이 우수하고 한쪽에는 인공호수가 위치하여 조망권 또한 우수 했다.

HOHO빌딩은 복합건물이다. 1,2층에는 레스토랑, 3층에는 뷰티관련, 그 위로는 건강, 비즈니스오피스, 호텔과 아파트 등 다양하게 구성이 되어있다. 단일건물에서만도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즉, 아파트먼트에 거주하는 거주자는 비즈니스센터에서 근무를 하고, 휘트니트센터에서 건강관리를 하며, 뷰티와 웰빙센터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호텔은 기업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패키지를 제공하게 된다.
 

▲ 콘크리트와 목구조로 지어지고 있는 HoHo 빌딩.


24층 84m의 빌딩을 어떻게 목조로 지을 수 있을까? 그 의문에 대한 답은 현장견학에 앞선 홍보관에서 찾을 수 있었다. HOHO빌딩은 100%목조건물이 아닌 75%의 목재와 콘크리트 코어로 이루어져 있다. 엘리베이터와 계단실 등은 콘크리트 구조이며 여기에 목재 구조용 패널인 CLT(closs laminated timber) 집성판을 이용하여 벽체를 완성하고 천정을 완성했다. 일부의 보는 콘크리트구조이다.

참가자 중 한 명이 ‘왜 보를 목재가 아닌 콘크리트로 설계를 했는지’를 묻자 명쾌한 답이 돌아온다. ‘목재보다는 콘크리트가 실용적이고 적합하다. 다른 이유는 없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구조의 건축물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각각의 건축 소재 중 장점되는 부분을 융합하여 최적의 건축물을 완성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진화된 건축구조물이며 가장 진보된 건축기술이다.

여기에는 목재가 가지는 구조적인 한계성을 극복하며, 또한, 기존 빌딩에서 가지지 못하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는 목재를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인 것이다. ‘목조건물이라고 하여 순수100%목재로 건축을 해야만 하는가? 꼭 그럴 필요는 없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면 융합의 건축기술이 필요하다.
 

▲ 비즈니스 오피스로 설계된 내부 모습. 구조용집성재 GLURAM 과 CLT가 주건축재료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HOHO빌딩을 보고 나서 ‘과연 우리나라에도 저런 규모의 목조건축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하게 됐다. 마음속에 내린 결론은 ‘아니다’ 였다.

아마도 건축허가를 받기가 너무 어려워 시도조차 할 수 없을 것이란 결론이 들었다. 최근 들어서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가는 규제를 보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를 만드는지.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그런 제도와 행정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영주(스마트하우스 대표, 한국목조건축협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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