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로또…분양가 19억 서울 아파트, 4년 뒤 45억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1.10.14 09.38

2017년 분양 10개 단지 평균 10억2000만원 올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해인 2017년 서울에 분양한 일부 새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이 분양가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약 당첨만 되면 로또 당첨금(지난해 기준 세전 21억원)에 버금가는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3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2017년 5월부터 12월까지 분양된 서울 아파트 중 지난달에 실거래가 이뤄진 10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이들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분양가 대비 평균 128.3%(10억20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대비 9월 실거래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2017년 11월 DL이앤씨(옛 대림산업)와 롯데건설이 분양한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녹번e편한세상캐슬1차’ 전용면적 59.97㎡다.

이 아파트는 당시 4억4000만원에 분양됐으나 지난달 11억7500만원(18층)에 팔리면서 분양가 대비 167%(7억3500만원) 상승했다.
 

▲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분양된 서울 지역의 일부 아파트 실거래가가 분양가 대비 약 13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스1


또 2017년 5월 SK에코플랜트가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 전용 84.98㎡는 6억7000만원에 분양됐는데 올해 9월에 153.7%(10억3000만원) 뛴 17억원(13층)에 거래됐다.

2017년 9월 GS건설이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 전용 114.96㎡는 당시 19억1000만원에 분양됐는데 올해 9월 45억원(16층)에 팔려 분양가 대비 25억9000만원(135.6%)이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단지 가운데 상승 금액으로는 가장 높다.

최근 집값에 이어 전셋값마저 다락같이 오르면서 무주택자에게 청약은 자산 증식의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 되고 있다. 청약 경쟁률도 해마다 치솟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3.2대 1로, 2000년 집계를 시작한 뒤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7년 평균 경쟁률 12.5대 1이었던 것이

지난해 88.2대 1로 껑충 뛰었다. 청약 가점 평균 역시 올해 역대 최고인 62점으로 지난 2017년 평균은 44점에서 꾸준히 올라 올해 60점을 넘어섰다.
 

현 정부 들어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든 데다, 각종 규제가 더해지면서 ‘청약 당첨’의 값어치가 급상승했다. 지난해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서울, 수도권 주요 도시의 민간택지에도 적용되면서 분양가와 시세의 괴리는 더 커졌다.

‘로또 청약’의 기대 당첨금이 더 커진 것이다.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청약 가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내 집 마련을 기다린 무주택자들은 초조해하고 있다. 결국 청약에서 소외된 이들이 최근 서울 외곽지역이나 경기도 중저가 아파트 매수로 선회하면서 이들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서울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새 아파트의 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정부의 즉각적이고 획기적인 공급확대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