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컨소시엄, 대장동 사업자 공모과정에 특혜 의혹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21.10.12 10.05

특금신탁 설계, 공모 특혜 논란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주관사로 참여한 하나은행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2015년 화천대유를 자산관리회사(AMC)로 포함한 컨소시엄을 꾸렸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금융 주관을 맡았다.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지분을 14% 보유했다.

이 때문에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찌감치 나왔지만, 하나은행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새로운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온다.

왜 특정금전신탁 계약 문의했나



우선 증권사 특정금전신탁(고객 운용 지시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 형태를 하나은행이 제안한 대목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남욱 변호사 등의 천화동인 1~7호는 성남의뜰 지분 6%로 배당 3463억원을 챙겼다. 소수의 개인투자자가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막대한 이익을 가져간 배경엔 SK증권 특정금전신탁이 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SK증권에 성남의뜰 지분 투자 경위를 묻자 '하나은행이 특정금전신탁 계약 여부를 문의해옴에 따라 수탁을 결정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차명 투자' 설계를 하나은행이 도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은행 측은 "세제 혜택 때문에 특금신탁을 가입할 금융기관을 알아봤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뉴스1


사업자 공모 당시 하나은행 컨소시엄 경쟁력이 메리츠증권·산업은행 등 경쟁사보다 낮았다는 의혹도 잇따른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15년 3월 하나은행 측이 제시한 사업이익 배분은 다른 2개 컨소시엄보다 우수하지 않았고, 적정금리는 오히려 가장 높았다.

사업계획(650점)과 운영계획(350점)으로 구분된 공모 배점표에서 두 항목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각각 70점이 배정됐다. 사업이익 배분 측면에서 하나은행과 산업은행 컨소시엄은 제1공단 공원 조성비 2561억원를 부담하고 임대주택 용지인 A11블록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메리츠 컨소시엄은 공원 조성비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 지침서에 제시한 금액보다 62억원 높은 2623억원으로 내놨고, A11블록 제공뿐 아니라 서판교 연결 터널공사를 추가 약속했다. '차입금에 대한 적정금리' 평가 요인이던 차입이자율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4.7%, 산은 2.89%, 메리츠 2.1% 순이었다. 다만 하나은행 측은 출자자 차입금 5600억원을 무이자로 산정해 실제 부담하는 이자율(실효이자율)을 2.49%로 제시했다.

박 의원은 "공모 지침서상 차입이자율이 기준이라 실효이자율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당시 심사 채점표가 공개되지 않는 한 의혹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뉴스1


금융사, 화천대유에 6000억 대출



대장동 개발사업에 하나은행 인사가 얽힌 것도 석연치 않다. 화천대유 고문단에 이현주 전 하나은행 부행장이 이름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이 전 부행장은 은행 퇴직 후 2017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했다. 대출 등 금융권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는 2018년에만 금융회사들로부터 6000억원(연 이자율 4.25~4.75%) 규모의 돈을 빌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목적의 대출이다.

하나은행은 이 중 37%가량인 2250억원의 대출을 내줬다. 부동산금융 전문가인 하나은행 부장 이모씨도 거론된다. 이씨는 2015년 컨소시엄 구성 당시 실무를 담당했고, '성남의뜰'에서 하나은행 몫의 비상근 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지난 7일 이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일각에선 이씨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유착 관계에 있었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부장은 유동규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 대장동 개발사업 개발이익. 조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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