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매각 또 '삐걱'…본계약 연기·대주단 반대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13.08.06 11.28

총 400억원의 계약금 미지급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가 또다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TS개발 컨소시엄이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아 본계약 체결이 연기됐다.

여기에 파이시티 채권을 보유한 대주단이 이번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고 다른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무효 소송도 제기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TS개발 컨소시엄은 전날 총 40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고 일정을 보름가량 연기했다. 이에 따라 본계약 체결도 연기됐다.

시행사인 STS개발은 지난달 파이시티 매각 입찰에 단독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또 매각 여부에 결정적인 키를 쥔 우리은행·농협·하나UBS·리치몬드자산운용 등 4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은 낙찰가격이 너무 낮다며 매각에 반대하고 나섰다.

낙찰가는 4000억원으로, 애초 예상보다 2000억원 가까이 낮고 대주단이 투자한 파이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8700억원의 절반을 밑돈다.

업계 안팎에선 매각가가 5500억원 이상 7천억원 미만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STS개발 단독 참여로 매각작업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낙찰가가 예상보다 낮아졌다.

STS개발 22일께 인수 본계약 진행 예정


4000억원에 팔리면 대주단은 최종적으로 3000억원 정도만 손에 쥘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나UBS 펀드와 우리은행 특정금전신탁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이시티의 한 관계자는 "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만도 4000명 정도로 모두 손실을 보게 될 처지에 놓였다"며 "대주단이 이번 매각을 반대하고 있어 9월 관계인 집회 때 부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파이시티는 법정관리 중이어서 관계인 집회를 통과해야만 매각이 확정된다. 관계인 집회에선 대주단이 4분의 3 이상(채권액 기준) 동의해야 한다.

파이시티 측은 매각 무산 여부도 관계인 집회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두 달 동안 대주단 설득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파이시티 인수에 관심이 있던 글로세이엔씨 컨소시엄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무효 소송을 냈다.

컨소시엄은 이번 매각 입찰에서 인수·합병(M&A) 내용과 절차상 하자가 있어 이번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이미 인허가 효력도 상실한 만큼 새로운 입찰 절차를 진행하거나 입찰 조건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컨소시엄은 파이시티 매각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STS개발 측은 그러나 소송과 대주단 반대 등 파이시티 인수전을 둘러싼 잡음과 상관없이 인수를 추진해 이달 22일께 인수 본계약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STS개발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는 정밀 실사가 끝나는 대로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법원에서 투명한 과정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STS개발 컨소시엄의 파이시티 인수가 불발에 그치더라도 건물 임차 계약을 맺기로 한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 측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는 이번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STS개발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각각 백화점과 마트를 운영하기로 하고 참여했다.

신세계 측은 "우리는 투자자가 아닌 임차인으로 참여하는 것뿐"이라며 "만약 재입찰이 추진되면 그때 가서 다른 업체들과 임차권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무효 소송이 받아들여진다면 다른 입찰 기회를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파이시티는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9만6107㎡에 3조4000억원을 투입해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개발사업이다. 2003년 개발이 시작됐지만, 과도한 차입금으로 2011년 1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