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쌓이는 미분양…한숨 깊어지는 지방 주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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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옥죄기에 수요 쏠림 커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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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 미분양에서도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시장 투기 규제를 강화하는 8·2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뒤 지난 9개월 여 동안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 물건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미분양 물량이 지방에 주로 쏠리고 수도권에선 증감변동이 거의 적은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지방 미분양, 수도권 4배


25일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주택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해 8월 5만3130가구에서 올해 4월 5만9583가구, 5월 5만9836가구로 6만 가구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수도권 미분양은 같은 달 9716가구에서 10361가구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8·2대책 후 9개월 여 동안 1만 가구 안팎을 유지했다. 업체들의 분양시기 조정, 부동산시장의 변화 등을 고려하면 변동이 거의 없었으며 분양 물건이 제 때 소화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수도권 미분양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지난해 8월 39가구에서 올해 4ㆍ5월 각각 47가구로 지난 9개월 여 동안 30~50가구 수준을 유지했다. 인천은 같은 달 2081가구에서 4월 1311가구, 5월 1186가구로 줄었다. 하지만 경기 지역은 7596가구에서 9003가구로 꾸준히 증가해 수도권 미분양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후 5월 들어 일부 미분양을 털어내며 8600가구로 소폭 줄었다. 

미분양은 수도권에 비해 지방에서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지방의 미분양은 지난해 8월 4만3414가구에서 올해 4월 4만9222가구, 5둴 5만3가구로 6580여 가구가 늘었다.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수도권의 4배를 넘으며, 미분양 증가폭이 수도권의 9배를 넘는다.

지역별로는 경남(지난해 8월 1만354→올해 5월 1만4955가구), 강원(2316→4883가구), 부산(738→2238가구), 전남(690→1241가구), 제주(914→1268가구), 울산(898→1004가구) 등으로 지방의 미분양 증가세를 부추겼다.

KB국민은행부동산 통계를 보면 8·2대책 후 대구를 제외한 지방 광역시들의 집값이 대부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증가세가 예전보다 둔화됐지만 최소한 소폭 상승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지방은 집값 하락, 공급물량 증가, 경기 침체 등을 겪고 있어 미분양 누적이 지방주택경기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똘똘한 한채' 투자도 부채질


더욱 염려스러운 건 지방에 빈집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국의 준공후 미분양이 8·2대책 후 지난해 8월 9928가구에서 올해 4월 1만2683가구, 5월 1만2722가구로 매달 증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도권과 지방이 서로 상반되는 모습이다. 준공후 미분양이 수도권은 지난해 8월 2768가구에서 올해 4월 2357가구, 5월 2465가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방은 같은 기간 7160가구에서 1만326가구, 1만257가구로 증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의 증가 추이가 전국의 증가 추이와 같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충남(지난해 8월 1151→올해 5월 2863가구), 경남(705→1599가구), 충북(695→1304가구), 경북(1327→1615가구) 등에서 빈집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같은 수도권과 지방 간 온도차는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해 청약·대출·세금 등 전방위적인 옥죄기에 나서자 개발호재나 수요기반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 주택시장이 더 크게 움츠러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투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가 ‘옥석 가리기’와 ‘똘똘한 한 채’ 전략으로 수도권에 더욱 쏠린 점도 양극화를 키우는 한 원인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김재일 JPK REALTY 전무는 "보유세 인상 권고안이 공개되면서 지방에 여러 채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보유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보유 아파트를 팔고 돈이 되는 서울의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미분양은 주택 크기별로도 양극화를 보였다. 중형(전용 60~85㎡)은 지난해 8월 3만8271가구에서 올해 4월 4만5075가구로 계속 증가했다. 이와 반대로 소형(전용 60㎡ 이하)은 같은 기간 9059에서 8999가구로, 대형(전용 85㎡ 초과)은 5800가구에서 5509가구로 현상유지나 감소세를 나타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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