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3관왕 시그니엘, 왜 기준시가 리스트서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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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많아 시세 제대로 형성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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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3관왕’이 마술처럼 사라졌다. 높이·크기·가격에서 최고·최대·초고가로 국내 1위인 ‘시그니엘레지던스’(이하 시그니엘)를 말한다. 555m 높이 123층의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선 오피스텔이다. 그런데 올해 오피스텔 기준시가 고시 명단엔 찾아볼 수 없다. 무슨 사연일까.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국세청이 완공된 오피스텔에 대해 감정평가를 거쳐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정하는 ‘공인가격’이다. 기준시가는 대개 시세의 80% 선이다. 국세청이 밝힌 시세 반영률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 전국 57만여 실(수도권 46만여 실)의 2018년 오피스텔 기준시가를 정기고시했다. 규모나 크기에 상관없이 지난해 8월 말까지 준공된 모든 오피스텔이 대상이다. 이중 서울 오피스텔은 23만 실정도다. 지난해 고시보다 3만 실가량 늘었다.

시그니엘은 올해 기준시가 고시 대상에 포함되는 시점인 지난해 2월 준공됐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지은 롯데 측이 붙인 이름이고 이 오피스텔의 법적인 이름은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제월드타워동 O동 O호다.
 
이 오피스텔이 기준시가 고시 대상에 들지 못한 이유는 미분양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드물지만 미분양이 많아 오피스텔 기준시가 산정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내부 기준으로 ‘미분양이나 상권 퇴조 등으로 공실률이 50% 이상 과다한 경우’ 기준시가 고시에서 제외한다. 미분양이 많다는 것은 아직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역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착공 무렵에 선분양한다. 준공 때까지 2~3년 공사 기간 안에 대개 분양이 끝난다. 심한 ‘악성 물건’이지 않는 한 준공 후까지 미분양 50% 이상은 거의 없다. 이와 달리 시그니엘은 선분양하지 않고 준공 후에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갔다.

입지·상품성 등 어느 하나 손색없는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분양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지나도록 분양을 마치지 못했다. 22일 소유권 이전 등기 기준으로 시그니엘의 미분양률은 90%다. 총 223실 가운데 23실만 팔렸다. 시그니엘 미분양은 무엇보다 비싼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가 3.3㎡당 6700만~1억원이다. 3.3㎡당 가격이 높은 데다 크기가 전용면적 기준으로 133~829㎡(공급면적 237~1227㎡)다. 실당 분양가가 42억~370억원이다. 평균 75억원이다.
 
시그니엘은 법적으로 업무시설(오피스텔)이지만 ‘레지던스’가 뜻하는 대로 주거시설이다. "최첨단 수직도시 롯데월드타워에서 누리는 고품격 주거공간"이라는 홍보 문구에서도 알 수 있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거실·주방·침실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다만 85㎡가 넘는 오피스텔이어서 바닥 난방을 할 수 없다. 대신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지금까지 팔린 시그니엘 23실의 총 매매금액은 1260여억원으로 실당 평균 55억원이다. 시그니엘 44~70층 중 45~65층에 들어서 있고 크기는 133~244㎡다. 최고가는 65층 244㎡ 89억원이다. 
 

청담동 피엔폴루스, 3.3㎡당 1970만원으로 1위


이중 개인이 산 게 17실이고 법인 명의가 6실이다. 대기업은 없다. 개인 매수자 중 6명이 강남권이다. 배우 조인성이 소속사인 제트아이에스 명의로 전용 133㎡를 43억원에 매입했고, 가수 김준수(JYJ)가 154㎡ 를 48억원에 구입했다. 김씨 오피스텔은 지난해 12월 경매에 넘어갔다.

외국인은 2명이다. 대만과 일본이다. 롯데는 중국 ‘큰 손’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였는데 아직 중국 쪽 매수자는 없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최근 아직 팔리지 않은 49층으로 이사했다. 당초 집무실을 옮길 것으로 알려졌던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아직 이사 오지 않았다.
 
시그니엘은 주택이 아니지만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주택분 재산세를 내고 종합부동산세도 과세 대상이다. 6월 1일 기준 소유자가 납세 의무자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 6억원(1주택자 9억원) 초과분에 대해 부과된다. 오피스텔은 공시가격 대신 기준시가가 기준이다. 기준시가가 없으면 자치단체에서 별도로 공시가격을 산정해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공시가격을 분양가의 80%로 보고 다른 집을 한 채 이상 갖고 있다면 분양가 50억원에 대한 종부세는 1900만원 선이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종부세를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과세 내용은 개인정보여서 공개가 금지돼 있다며 당국이 밝히지 않는다.
 
팔린 시그니엘 중 종부세를 낸 경우가 별로 없을 것 같다. 오피스텔이 대부분 실제로는 주거용으로 쓰이지만, 주택 세금을 내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다. 서울에서 지난해 재산세가 나온 오피스텔 25만여 실 중 30% 정도인 7만4000여 실만 주택분 재산세를 냈다. 과세 당국이 일일이 주거용으로 쓰는지를 확인해 주택분으로 과세하기가 쉽지 않다. 

시그니엘이 기준시가 대상에서 빠지면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피엔폴루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단위면적당 기준시가 1위를 차지했다. 3.3㎡당 평균 1970여만원이다. 피엔폴루스는 최순실이 구속되기 전까지 기거했던 곳이다. 2007년 8월 입주한 23층짜리 한 동 규모로 88~316㎡(공급면적 173~622㎡) 92실로 구성돼 있다. 가장 큰 실의 기준시가가 3.3㎡당 2485만원인 46억8000여만원이다. 시세 반영률 80%를 적용한 실제 시세는 58억5000만원인 셈이다.
 
피엔폴루스는 지난해 오피스텔 실거래가격 신고금액 1~4위를 모두 차지했다. 최고가는 195㎡(공급면적 384㎡) 30억8000만원이었다. 공급면적 기준 3.3㎡당 2600여만원이다. 입주 후 거래된 최고 금액은 2014년 278㎡ 36억원이다. 실거래가 신고된 전·월세 금액은 2014년이 가장 최근이다. 195㎡ 13층이 보증금 1억원 월세 250만원이었다. 최근 나온 매물로 보면 195㎡가 보증금 1억원, 월세 110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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