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보다 원칙 필요한 부동산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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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 강도세고, 빈도 잦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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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책 나온 지 두 달 됐는데 부양책이라뇨. 시장 움직임에 너무 일희일비하는 것 아닙니까.”

‘2017년 주택 분야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와 일선 중개업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책임 추궁과 비판을 피하려는 조치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큰 틀에서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부분이 있다. 정부가 지난 연말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시장 침체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 맞춤형 부양책을 추진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계획이 담겨 있다.

기존 ‘시장 과열지역에 대한 규제’ 기조는 이어가되 주택시장 리스크(위험)를 대비하겠다는 ‘투 트랙 전략’이다.

언뜻 보면 정책을 촘촘하게 설계한 듯해 바람직해 보인다. 그러나 정책 변경의 강도가 세고, 빈도 역시 너무 잦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해 11월 3일에는 청약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규제 카드’를 꺼내들더니 이번엔 매매거래 위축 지역을 대상으로 규제를 풀고 금융지원에 나서겠다고 한다. 두 달도 채 안 돼 정반대 성격의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역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이며 정책 기조가 바뀌는 건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혼돈은 최소화해야


시장을 연착륙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절박함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집값 변동이나 청약 경쟁률 때문에 정책이 오락가락하게 되면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대책을 내놓으면 지켜보는 데 6개월, 효과를 보는 데 6개월은 걸리는데 일부 지역만 들여다보고 단기적인 대증요법을 내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정책실장)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 움직임에 따라 정책이 ‘냉·온탕’을 반복하면 대책 발표 이후엔 일시적인 효과를 거둘지 몰라도 시장엔 “집값이 떨어지면(오르면)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심리가 퍼질 수 있다. 집을 사려던 사람이 매수를 미루는 등 시장이 왜곡되고, 정책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형평성 문제도 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경기도 성남시엔 청약 규제를 가하고, 아래 붙어 있는 용인시에는 규제를 푸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이 시행됐을 때 시장이 정부 예상대로 반응할지도 미지수다. 자칫 지난해 8·25 대책 때처럼 시장에 잘못된 신호만 줄 수 있다.

정책 목표상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어느 정도 개입하는 건 불가피하다. 과열이나 침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측면이 있어서다.

그러나 이 또한 반드시 전제가 따른다. 분명한 원칙에 따라 일관성을 유지해 혼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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