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엔 뉴욕, 김포엔 베니스…가까이서 즐기는 ‘서구풍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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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 끌며 중심상권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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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양지영(30·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데이트를 위해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의 ‘라 스트리트’를 찾았다. 지난 한달간 세 번째 방문이다. 집에서는 ‘신사동 가로수길’이 더 가깝지만, 이곳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좋아서다.

이날 양씨는 이탈리아인 작가들이 만든 모자이크 작품을 전시한 모자이크 전시장에 들렀다가 그릭슈바인에서 독일식 족발인 슈바이네 학센과 흑맥주를 즐겼다. 이씨는 “기존의 유럽풍으로 꾸며진 거리와는 좀 다르다”며 “이곳에 오면 이탈리아를 여행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에 사는 주부 한지선(34)씨는 요즘 작은 재미가 생겼다. 올 초 수변상가인 ‘라베니체’ 내 점포가 속속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다.

이전에는 친구를 만나려면 김포도시철도 운양역(개통예정) 인근으로 갔지만 요즘은 아니다. 신도시 중심을 지나는 1.7㎞ 수로를 따라 조성된 라베니체에서 파스타와 커피를 즐긴다.

한씨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건물 안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맛과 베니스를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광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맛은 천지차이”라며 “유럽에서 산책하듯 쇼핑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요 신도시 상권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유명 도시를 본 딴 스트리트형 상가가 문을 열면서다. 이전에도 유럽풍 디자인을 적용한 스트리트형 상가는 많았지만 이들 상가는 독특한 콘셉트를 앞세워 해당 지역의 중심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판교신도시다. 이전까지 판교신도시를 대표하는 상권은 ‘백현 카페거리’였다. 200m 정도 되는 도로를 중심으로 3층 높이의 단독주택(점포겸용) 100여 가구가 모여 있어 판교신도시의 명물로 꼽혔다. 단독주택의 1층 상가에 커피전문점·이탈리안 레스토랑·프렌치 레스토랑·고급 제과점 등이 들어섰고 평일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연인으로 거리가 가득했다.

▲ 이탈리아 베니스를 모티브로 삼은 한강신도시 라베니체. [사진=업체]


독특한 컨셉 없으면 방문객 끌기 어려워


올 6월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에 라 스트리트가 문을 열면서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다. 이탈리아 톨렌티노를 주제로 설계된 이곳엔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설계가 적용됐다. 이탈리아인이 직접 투자한 가구공방·유리공예·가죽공방 등이 있는 벨 이태리, 이탈리아 프리올리 주립 프로페셔널 모자이크학교의 작가들이 제작한 모자이크타워가 있는 모자이크 공원 등이 조성됐다.

알파돔시티자산관리 이재열팀장은 “이탈리아의 도시는 아기자기한 공방이 모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신분당선 판교역이 가깝다는 입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강신도시엔 ‘작은 베니스’가 있다. 올 1월 문을 연 라베니체다. 베니스를 본 딴 이곳은 수로를 따라서 400여 개 점포가 늘어선다. 점포가 들어설 수로 길이만 850m다.

이탈리아 쉐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아이스빈·라디엔·의류숍 등이 있다. 내년엔 수로를 따라 곤돌라가 운영된다. 현재 250개 점포가 주인을 찾았고 나머지 상가도 분양 예정이다.

이 상가 분양을 맡은 더 프렌즈 양대중 팀장은 “이미 4~5년 전부터 유럽풍의 스트리트형 상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한 개성이 없으면 방문객의 발길을 끌기 어렵다”고 말했다.

분양업체에 따르면 이곳의 평균 상가 임대료(전용 45㎡ 기준) 월 350만원 선으로 수익률이 연 6%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선 뉴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반도건설이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4차에 내년까지 조성하는 카림 애비뉴 동탄이다. 아파트 단지를 원형으로 에워싸고 있는 이 상가는 시계탑 등이 있는 뉴욕을 주제로 꾸며진다.

상가분양업체인 비제이플랜 박병준 대표는 “최근 3~4년간 신규 분양상가의 80%는 유럽 분위기를 딴 스트리트형”이라며 “비슷한 유럽형 스트리트 상가 중에서도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가 있는지 여부가 상권 활성화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말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명물 상권이 있으면 해당 지역 전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공연이나 다양한 이벤트 등도 집객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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