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팔면 1억, 내년 1억 5000만원 … 분양권 양도세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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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앞둔 '웃돈 분양권' 중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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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 뉴타운 아파트에 당첨된 김모(43)씨. 계약 후 세금 부담이 적은 2년이 지나 전매해 웃돈을 챙길 생각으로 청약했다. 그동안 분양시장 경기가 좋아 현재 7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전매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 고민에 빠졌다. 8·2부동산대책에 따라 정부가 분양권 양도세를 중과하기로 한 시점인 내년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늘어날 세금과 더 오를지도 모를 웃돈을 저울질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분양시장 호황기였던 2015~2016년 뛰어든 분양권 투자자들이 ‘양도세 폭탄’을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 분양권 세금이 많이 늘어날 예정이어서다. 양도세 세율을 1년 이내 단기 전매에 해당하는 50%로 상향 조정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보유 기간·양도 차익(웃돈)에 따라 6~40%인 양도세율이 50%로 올라간다. 지금은 보유 기간 1년 미만 50%, 1~2년 40%, 2년 이상 기본세율(6~40%)이 적용된다.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이용주 과장은 "분양권 전매는 집이 필요한 실수요가 아니라 웃돈을 노린 가수요로 간주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처럼 세금을 많이 매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도세 중과는 내년 1월 1일부터 양도하는 분양권에 적용된다. 양도 시점은 잔금 청산일이다. 대상 지역은 정부가 투기과열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지정한 전국 40곳 조정대상지역이다. 서울 전역(25개 구)과 과천 등 경기도 7곳, 해운대 등 부산 7곳, 세종시다.
 
이들 지역에 앞서 분양된 아파트 분양권이 모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에만 양도세가 부과된다. 지난해 11·3대책 이후 분양된 단지 중 일부는 입주 때까지 아예 분양권 전매가 금지됐다.
 

연내 팔지 더 갖고 있을지 잘 따져봐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이후 준공 예정으로 입주 때까지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은 18만 가구로 예상된다.
 
내년 이후 전매하면 보유 기간이 길수록, 웃돈이 적을수록 지금보다 양도세가 더 많이 늘어난다. 웃돈 3000만원 분양권의 양도세가 보유 기간 1~2년이면 세율이 40%이고 세금은 1100만원이다. 내년 이후엔 1375만원으로 25% 증가한다.
 
웃돈이 같더라도 보유 기간이 2년 넘으면 올해엔 기본세율 15% 적용을 받아 세금이 304만여원인데 내년엔 1375만원으로 세금이 4배로 뛴다. 
보유 기간 2년 초과인 경우 웃돈 1억원의 양도세는 올해 1920여만원(세율 35%), 내년 4875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특히 비싼 분양가에 분양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세금이 급등한다.
 
2015년 11월 평균 35대 1로 분양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인 송파헬리오시티에는 3억~4억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이달 계약 2년이 지난다.
 
분양가 7억1000여만원에 분양된 59㎡(이하 전용면적)의 분양권 시세가 10억1000여만원이다. 웃돈이 3억원이다.
 
올해 안에 팔면 양도세가 9300여만원으로 1억원이 안 되는데 내년엔 1억5000만원에 가깝다. 하루 차이로 세금이 5000만원 늘어난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6개월 이상 오른 웃돈이 하루아침에 세금으로 나가게 돼 분양권 소지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분양권 시장 전망도 불확실하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분양시장도 타격을 받아 거래량은 이미 줄고 있다. 8·2대책 후인 9~10월 서울 분양권 거래 건수가 740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00여건)의 반 토막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8·2대책 후 분양권을 사면 입주 때까지 되팔지 못한다. 입주할 사람만 사야 한다. 자연히 분양권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
 
내년 이후 준공 물량이 많이 늘어나는 것도 분양권 시장에 악재다. 준공을 앞두고 분양권 매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수도권 아파트 준공 예정 물량이 21만여 가구로 올해(17만여 가구)보다 24% 늘고 2011~2017년 연평균(11만여 가구)보다 85% 급증한다. 2019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17만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면 양도 차익을 늘리기보다 세금을 줄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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