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한풀 꺾였지만 … 서울 부동산 ‘거래 절벽’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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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 중심으로 하락세 전환

10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은 8·2 대책 발표 이후 처음 나온 아파트값 통계다.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 대책의 초기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이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고,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과천·세종은 전주 아파트값을 유지했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8·2 대책 이후 관망세가 짙어졌다. 특히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관망세’다. 8·2 대책 시행 이후 ‘거래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다주택자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고 실수요자는 대출 규제 강화로 집을 사기가 더 어려워졌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직전 일주일간(7월 26일~8월 1일) 3601건이었던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시행 이후 일주일간(8월 2~8일) 3분의 1 수준인 992건으로 줄었다. 특히 서울은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이 1124건에서 113건으로 급감했다.

강여정 부장은 "통계상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거래 자체가 크게 줄었다. 8·2 대책이 기대한 효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매도자 우위였던 시장에 균열 움직임이 감지된다. 서울 잠실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까지 15억8000만원 선이던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는 호가를 14억5000만원으로 낮춘 매물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세종시엔 가계약금을 포기하고 거래를 취소하는 사례가 나왔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진 일부 수도권에선 ‘풍선효과’도 감지된다. 경기도 분당 서현동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이번 주 초 매물 2건이 종전 최고 시세(7억2000만원)에 잇따라 계약됐다. 인근 현대아파트에선 전용 129㎡가 대책 직전 시세(9억원)에서 4000만원 오른 9억4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고,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과천·세종은 전주 아파트값을 유지했다.

 

"관망세 짙어져…효과 지켜봐야"


서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8·2 대책 이후 분당은 오히려 매수 문의가 더 늘었다. 강남권 투자자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반적인 거래는 소강 상태다. 지난해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1단지 재건축)나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은 6·19 대책 이전 분양해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지만 8·2 대책 이후 호가만 500만~1000만원 정도 올랐고 거래가 없다.

개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들은 대책에서 빠져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지만 매수세가 전혀 없다. 당분간 매도자·매수자 간 줄다리기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로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서울 민간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된다. 내년부턴 8·2 대책에서 예고한 대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한다.

정부는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언제든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같은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여당에선 ‘보유세 인상’ 카드까지 언급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내년 4월을 다주택자가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는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만큼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는 올 연말은 돼야 대책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재범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매 분기 10만 가구 이상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 대책과 공급 변수가 맞물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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