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서초·여의도, 큰 그림 안에서 개별 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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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수립' 발표

재건축 ‘황금알’로 꼽히는 서울 반포·서초·여의도 일대 아파트 재건축이 ‘지구단위계획’으로 추진된다. 개별 단지는 물론 교통, 기반시설 등까지 통합 개발되는 식이다. 하지만 재건축 추진 속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달 말 재건축 밑그림인 ‘반포·서초·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총 18개 아파트지구 중 지난해 압구정지구에 지구단위계획을 적용한 데 이은 조치다.

단지별로 재건축을 추진하던 기존 계획(정비계획)이 아닌 교통과 기반시설, 상업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개발계획으로 바뀌는 것이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재건축 가능 시기가 단계별로 도래하면서 체계적이고 광역적인 도시관리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획에 따라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 반포 아파트지구 65개 단지, 3만1945가구가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인다. 서초동 일대 서초 지구 22개 단지(1만3602가구)와 영등포구 여의도 지구 11개 단지(6323가구)도 지구단위계획이 적용된다.

모두 1970년대 조성된 서울의 대표 아파트지구로, 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정됐다. 당시 한 블록에 학교·공원 같은 기반시설과 교회, 병원, 시장 등 생활편의시설을 갖춰 지역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 주변 지역과 단절된 생활권이 만들어졌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 여의도 한강변 전경.


"재건축 사업 추진 지연" 지적 많아


이에 따라 서울시는 용역을 통해 주변 지역과의 연계를 고려하는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문화·여가 자족 기능을 도입하고 주차수요 증가 등을 고려한 광역 교통개선 방향도 제시한다. 내년 11월까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 계획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 추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올해 말로 유예 기간이 끝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려는 단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근 서초구청 주거개선과장은 "반포지구 아파트의 경우 정비계획 수립을 준비 중인 곳이 많은데,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 용역 실시를 이유로 도시계획 심의를 보류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최소한 서울시 도시계획 심의를 통과해야만 올해 안에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 내년에 부활 예정인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것으로 본다. 반포지구에선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와 신반포 3차가 최근 심의를 통과했고, 신반포 7차 등 4개 단지는 보류된 상태다.

이에 대해 김동구 서울시 도시관리운용팀장은 "이미 추진 중인 정비사업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중에도 중단 없이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주민 설문조사와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합적으로 개발하면 지역과의 조화 등 공공적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개별 단지 입장에선 사업 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좀 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서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한 아파트지구에서도 사업 속도가 제각각인 단지가 섞여 있기 때문에, 어느 사업 단계까지 지구단위계획을 적용할지 명확한 기준이 나와야 시장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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