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면, 상반기는 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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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투자 기상도

망원경·양극화·가치투자.

새해 부동산 투자에서 새겨둬야 할 ‘키워드’로 전문가들이 꼽은 말들이다. 공급 과잉 먹구름 등으로 투자환경이 어느 해보다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부동산 투자 수요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이 가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외부 충격 등에 따른 투자 변동성이 큰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해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망이 어두울 때는 손실을 회피하려는 심리로 인해 조급해진다”며 “돋보기가 아닌 망원경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값이 약세인 때에도 집을 사고판다. 2000년대 이후 전국 집값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인 2012년(-1.43%)에도 전국적으로 73만여 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공급과잉 우려에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잠재적인 주택수요가 살아 있다고 본다. 2015년 기준으로 전국 주택보급률(102.3%)이 100%를 조금 넘겼고, 수도권은 아직 일반가구 수에 비해 집이 모자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입주 변수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에 입주 물량에 따른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급과잉에 정치·금리 등 변수 만만찮아


2014년 회복기 이후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을 피하는 게 낫다. 단기간에 급등한 가격은 그만큼 하락 폭이 클 수 있다.

시기적으로는 경기·정치상황·금리 등 시장 불확실성이 다소 걷히고 입주가 늘어나는 하반기가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7월 말로 종료 예정인 대출규제 완화가 연장되지 않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지역별로 외곽보다 교통이 편리하고 출퇴근이 쉬운 도심 주택이 유리하다. 집값이 많이 오를 상태여서 경매를 통하면 다소 저렴하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경매로 넘어오는 집이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품귀현상마저 보였던 경매물건은 하반기 이후 증가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매도 전략도 중요하다. 대규모로 들어서는 새 집에 입주하기 위해 처분하려는 기존 주택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매수는 시장 상황과 가격 움직임을 지켜보며 시점을 잡아야 하지만 매도는 매물이 비슷한 시기에 몰리기 전에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도 주목의 대상이다. 기존 주택 가운데 지은 지 20년 이상 지난 집이 전체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낡아 있어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올해 말까지 일반분양계획을 세우지 못하면 집값 상승분의 일부를 현금을 내는 재건축부담금제 적용을 받게 돼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준 J&K도시정비 사장은 “강북 지역에 많은 재개발은 강남권 재건축에 비해 분양시장 규제가 덜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양시장은 전매제한·청약자격 강화 등 규제를 강하게 받는다. 그래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공공택지 물량이나 지난해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도심 아파트엔 관심을 가질 만하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규제로 가수요가 빠져나가면서 실수요자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 길게 보고 가치투자해야


분양시장에서도 앞선 분양이 많은 지역이나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가 10% 이상 비싼 단지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매차익을 기대하고 갖고 있는 분양권은 입주 전에 팔기 위해 매물이 쏟아지기 전 매도하는 게 유리하다.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수요가 꾸준한 ‘스테디셀러’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정적인 임대수익에 대한 은퇴하는 베이버부머 등의 수요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서울 기준으로 연 5.1%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금리가 올라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어서 수익형 투자는 짭짤할 것”이라며 “지역별 공급 현황과 임대료 수준, 공실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1인 가구에 비해 초소형 주택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중대형보다 소형 오피스텔의 투자성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상가는 임대차 기간이 길고 관리 부담이 작은 장점이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올해 단기적인 호재나 악재에 휘둘리지 말고 가치를 보고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가치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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